애당초 이것은 무엇인가?
운명의 여신이 심술궂게 나를 뒤엎어도,
운명의 수레바퀴가 내 마음까지 지배할 수는 없다.
- 셰익스피어
박승원의 ‘아침을 여는 1분 독서’ - 제1137호 (2016/02/22)
<애당초 이것은 무엇인가?>
나는 항상 중요하게 여기는 질문이 있다.
비로 ‘애당초, 이것은 무엇인가?’다.
자칫 ‘전문가’가 소홀히 여기기 쉬운 소박한 물음이지만,
이 물음은 나를 언제나 사물의 본질로 되돌아가게 한다.
(모리카와 아키라, <심플을 생각한다>에서)
*****
축구 리프팅이 있습니다.
축구공으로 묘기를 부리는 겁니다.
마치 공에 자석을 붙인 것처럼 자유자재로
공을 다루는 모습을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저런 사람이 왜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안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축구 리프팅의 일인자가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안 되는 이유는
공을 대하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리프팅을 하는 사람의 목적은
공을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서
오랫동안 공을 다루느냐에 있습니다.
공을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축구 리프팅의 본질입니다.
반면, 경기를 하는 선수의 목적은
상대 선수가 가진 공을 빨리 빼앗아
그 공을 상대팀의 골문에 넣는데 있습니다.
공을 상대팀의 골문에 넣어 이기는 것이
축구 경기의 본질입니다.
본질을 잃어버리면
축구 리프팅을 하는 사람이
공으로 묘기를 부리지 않고
골을 넣으려고 합니다.
축구 경기를 하는 선수가
골문에 골을 넣으려 하지 않고
묘기를 부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라인 주식회사의
전(前) CEO인 모리카와 아키라는 말합니다.
“‘전문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문 기술을 쌓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전문 기술에 매혹되거나 사로잡혀서
일의 본질을 잃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축구 선수는 축구공으로
묘기를 보이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
축구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 본질을 망각하고 축구 경기에 들어가서도
묘기를 보이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애당초’ 이것은 무엇인가?”
일의 본질을 일깨우는 질문입니다.
나를 뽐내고 싶어 일의 본질을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물음입니다.
**책 한 권으로 마음이 두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世晃 박승원 Dream.